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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골프장도 ESG 동참해야
작성일 2022.08.02


골프장도 ESG 동참해야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국민일보 경제시평 8월 2일(화)자


요즘 골프장에 일회용 비닐봉지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운동 뒤 땀에 젖은 옷가지 등 세탁물을 넣을 수 있도록 한 비닐봉지인데, 외국의 경우 종이 백을 주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9년 10월 정부의 1회용품 줄이기 정책에 동참코자 관련 협회 등이 비닐봉지를 사용치 않기로 결의한 이후 비닐봉지가 줄었다가 코로나 이후 다시 늘고 있다. ‘그까짓 비닐봉지’라 얘기할 수도 있지만 국내 500여개 골프장의 연간 내장객 5000만명이 1장씩만 써도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375t에 이른다. 30년생 소나무 36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가 가능하다.

사실 골프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각지대에 가깝다. 환경(E) 차원에서 우리나라 골프장은 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우선 하루 용수량만 45만t(1500명의 하루 물 사용량)에 이르고, 야간 라운딩을 위해 라이트까지 사용한다. 겨울철 그린이 얼까 봐 열선까지 설치한 골프장도 나오고 있다. 골프 수요가 급증해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독립된 야외 화장실에 설치한 에어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이고, 전체 에너지의 94%를 매년 수입하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해외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에 태양광 패널을 깔고, 주차장을 친환경 잔디 블록으로 마감하는 등 친환경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사회(S) 차원에서 골프장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운동 전 주의사항에 서명하는 것만으로 면책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고 발생 요인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작년부터 캐디들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비용 문제가 현실화되고, 캐디피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지도 4년이 지났는데 사장님들이 라운딩하는 5~6시간 동안 대기해야 하는 기사분들의 노동 권리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속적 근로자’라는 예외 조항을 이용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사안별로 적법한지 검토해 볼 문제다.

골프장은 지배구조(G) 차원에서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주인은 회원인데, 회원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는 곳이 과연 몇 개나 될지 의문이다. 골프장을 지을 때 입회금이 큰 역할을 하지만, 일단 골프장이 문만 열면 회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호황을 맞은 골프장의 과도한 요금 인상이 과연 회원들의 권익 보호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골프장마다 처한 사정과 주변 여건이 다르겠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모범적 사례를 만들고 이를 벤치마킹해 지배구조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SG는 목표나 기준보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장님들이 직접 운전해서 운동해 보면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닌데 그동안 왜 기사를 썼지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물론 비닐봉지가 없고 에어컨을 틀지 않아 불편한 점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회원들이 직접 참여해 지구 환경을 보호하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해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 수는 역대 최다인 5056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2%나 증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LPGA 통산 200승을 거둔 골프 강국이고, 인구 5000만명 중 골프 인구가 무려 570만명에 이른다. 골프 강국의 면목에는 우수한 선수를 많이 보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프장들의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경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SG 경영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가 손꼽는 명문 골프장들이 많이 나오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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