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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지털세 불똥, 어디로?
작성일 2021.09.28

디지털세 불똥, 어디로?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머니투데이, 9월 28일자

 

글로벌 디지털세 합의안이 다음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구글세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100년 넘는 조세 대원칙인 '사업장 소재지 과세원칙'이 막을 내린다. 문제는 우리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이다. 지난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합의 때만 해도 적용대상 국내 기업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곳으로 보았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결과 최소 81개사, 많게는 100여개 기업에 달하고 매출 1조원 이상이면서 아직 저세율국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최대 500개사가 될 전망이다.

어쩌다 디지털세가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일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아일랜드나 싱가포르 같은 저세율국에 사업장을 두고 세금을 줄여왔다. 수익은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지만 사업장이 없는 나라엔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구글세 논쟁이 시작됐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당초 취지와 달리 일종의 글로벌 기업세로 성격이 바뀌게 된다. 이와 더불어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장을 어디에 두든 최소 15% 이상 법인세를 내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되면서 결국 많은 우리 수출기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은 크게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최종 합의 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남은 쟁점에 대해 최대한 기업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OECD는 세전이익률 10% 초과분 중 시장소재지국에 과세권을 얼마나 배분할지에 관한 '초과이익 배분율', 15% 이상 비율 중 어떤 비율로 정할지에 대한 '적정 최저한세율 수준' 등 세부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매출이 1조원 이상이거나 그 이상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사전에 디지털세를 산출해보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해외진출 전략을 전면 수정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해외진출에서 세금이 가장 큰 고려요인이었다면 앞으로는 네트워크, 판로, 인건비 등 경영환경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저세율국이나 세제혜택이 많은 나라에 이미 진출한 기업의 경우 세금 메리트가 줄어들고 법인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디지털세가 본격 시행되는 2023년 이전에 공장이전 등 신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의 경우 전략상 세금 이슈가 여전히 유효한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10월 말 최종 합의 때까지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경청한다는 입장이지만 얼마나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이중과세 조정 등 쟁점이 많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예상을 넘어 디지털세 영향이 크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스스로 환자인지, 치료가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수출기업이 대다수다.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속단하지 말고 기업 스스로 위험을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지금부터라도 디지털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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