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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FTA만큼 중요해진 DTA
작성일 2021.08.26

FTA만큼 중요해진 DTA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일경제신문, 8월 25일자

 

디지털 경제 선점을 위한 국제협상이 활발하다. 지난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정보기술(IT)은 물론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사업장을 어디에 두든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과세권을 주도록 합의가 됐다. 10월 말 개최될 예정인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되면 2023년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사업장소재지 과세원칙'이 바뀌는 셈인데, 이를 계기로 각국은 디지털통상규범(DTA)의 중요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과거 디지털 통상규범은 전자상거래 등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안의 한 장으로 규정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DTA도 빠르고 포괄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각국은 다양한 형태로 DTA를 맺고 있다. 2019년 12월 미·일 디지털통상협정(USJDTA)을 효시로 작년 6월 싱가포르·칠레·뉴질랜드 3국 간 체결된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1년 전 체결된 싱가포르·호주 디지털경제협정(SADEA)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정부도 작년부터 싱가포르와 디지털동반자협정을 맺기 위한 양자 협상을 해왔고, 올해 DEPA 가입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DEPA는 최신 디지털 기술혁신을 반영한 개방적 협력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기존 협정과 차별된다.

회원국 간 전자적 수단을 통한 데이터 활용과 이전, 디지털 통상을 통한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뿐 아니라 인공지능, 핀테크, 경쟁정책 등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디지털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새로운 국제협력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한국, 캐나다 등이 최근 관심을 보이면서 DEPA 몸값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노동자 중심의 통상정책을 강조하다 보니 디지털 협정에 다소 소극적 태도를 견지해왔던 미국이 최근 중국의 기술 패권 저지를 위해 아·태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접근을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달 미국이 아·태 지역 동맹국과의 디지털협정을 검토 중이라고 언론에 처음 보도됐다.

현시점에서 미국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예상되는데, 기존에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디지털통상 챕터를 모델로 새 통상협정을 체결하거나, 현재의 DEPA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발전시키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가 되든 우리는 디지털규범의 대표주자 격인 DEPA에 가입해 기득권을 확보한 다음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로서는 국내 법·제도의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디지털 통상규범의 핵심인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은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상 국외 이전 조치, '공간정보 관리법'상 지리정보 국외 이전 제한조치, '전자금융감독규정'상 개인신용정보를 다루는 클라우드 서버의 국내 설치 요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데이터 공유 및 접근 가능성 향상이 향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디지털경제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분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DEPA 가입 이후 우리 IT 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디지털 경제를 리드할 수 있을지도 점검해야 한다.

1980년대 우루과이라운드(UR) 시대, 1990년대 세계무역기구(WTO) 시대, 2000년대 FTA 시대를 거쳐 이제는 DTA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달 초 취임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통상정책의 외연을 넓혀 새로운 국부 창출형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 본부장의 최우선 어젠다는 연내 DEPA 가입 협상 개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또한 우리 IT 산업이 세계 경쟁력을 갖추도록 국내 제도의 선제적 개편 등 산업과 통상부문의 유기적 협력 체제 구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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