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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닻 오른 차기 WTO 사무총장 레이스
작성일 2020.07.08

닻 오른 차기 WTO 사무총장 레이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일경제신문, 7월 7일자


세계무역기구(WTO) 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WTO 사무총장 후보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이 공식 신청한 상태다. 지난 5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전격 사임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이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이사장 등 2명의 여성 후보다. 그러나 내일 후보자 접수 마감일 하루를 앞두고 또 다른 후보가 신청할 경우 경쟁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유명희 본부장은 25년 한 우물만 판 통상 전문가다. 뛰어난 리더십,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등으로 손색 없는 후보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1994년 첫 WTO 사무총장 후보를 냈지만 이탈리아에 밀렸고, 2012년에는 후보 축소 3단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모범적 방역국으로서 참신한 여성 후보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으로 WTO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만 일본이 주요 7개국(G7) 회의에 한국 참여를 거부한 데 이어 유 본부장 선거 방해 공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오콘조이웨알라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세계은행(WB) 전무를 역임한 경제 전문가이고, 현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프리카 54개국은 WTO 회원국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어 이번 기회를 벼르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의 후보 단일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의 압델 하미드 맘두 변호사가 출마 선언을 해 혼전이 예상된다. 최종 후보로 낙점받으려면 미국의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에티오피아 출신의 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친중국 행보를 보였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에서 보듯이 아프리카 후보는 미국 지지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 밖에 제일 먼저 출사표를 낸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쿠리 전 차관이나 동유럽 소국인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외교장관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큰 변수는 내일 선진국 중 어느 나라가 기습 신청을 할 것인가이다. 유럽지역에서 필 호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아일랜드)은 출마를 포기했지만, 아란차 곤살레스 라야 외교장관(스페인), 피터 맨덜슨 전 집행위원(영국) 등이 막판 신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뉴질랜드의 티머시 존 그로서 전 통상장관, 메리 응 중소기업장관(캐나다) 등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누가 되든 차기 사무총장은 탈세계화로 약화된 WTO 위상을 재정립하는 등 산적한 개혁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세계적으로 거세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홍콩 사태로 악화된 미·중 간 신냉전을 종식하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어업 보조금, 전자상거래 협상 등 진행 중인 협상을 잘 마무리해야 하고, 미국의 상소기구 재판관 부동의로 사실상 마비된 분쟁해결 기능을 조기 정상화하는 등 다자주의를 재건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불확실성 속에서 내년 각료회의(MC12)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실무준비 작업을 총지휘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높아진 국제 위상에 걸맞게 WTO 사무총장을 배출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초 한국인 여성 사무총장을 내 통상 강국들과 어깨를 마주할 수 있기 바란다. 그렇지만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추대해서 선출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일본이 끝까지 반대하면 우리의 뜻을 이룰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외교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선거 지원을 위한 범정부 대책반을 구성하고, 일본을 설득해서 한일 양국이 함께 WTO 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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